[주말 번역 놀이]
스스로 약속했던 대로, 주말에는 번역 놀이를 합니다. 옛날에는 나름대로 글쓰기를 아주 좋아했었죠. 거의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시에는 나름대로 번역도 꽤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이제 뭐 나이가 드니 머리도 굳어가고, 열정도 식어가고… 다시 살려 보려구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여하실지 모르겠지만, 참여하시는 분들은 분명히 얻는게 있을 겁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저는 한때 글쓰기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책만도 수십 권씩 가지고 있었죠. 근데, 제가 가장 많이 는 것은 책을 읽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서 학교다닐 때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제가 쓴 글을 몇 번 꼼꼼이 봐준 적이 있었죠. 그리고, 더 나가서 자기 글을 제게 꼼꼼이 봐 달라고 부탁했었죠. 그 과정을 통해서 제 (영어) 글쓰기 실력은 가장 크게 늘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번역이라고 하면 영어글 가져다 놓고 한글로 번역하는 것을 말하는 것 아닌지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미리 말씀드리자면 그 반대입니다. 한글 번역을 통해서는 한글 실력이 일취월장할 겁니다. 영어로 쓰는 연습을 해야 자기 한계가 보이고, 자기 한계를 직시해야 제대로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제가 해 보려고 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1-2문단 정도 제가 보기에 번역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글을 토요일에 올립니다. 그리고, 일요일이나 월요일 저녁까지 기다립니다. 참여하실 분은 댓글에 직접 다셔도 좋구요(이럴 경우에는 가능하면, 먼저 워드 프로세서같은 곳에서 한 다음에 마지막에 붙여넣기를 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네요. 잘 안되는 것 머리 열나게 했더니 날아가 버리면… ㄷㄷ), 또는 다른 곳(자기 블로그)에 작품을 올린 다음 제게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쏘셔도 좋구요, 아니면 (차마 익명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분들은) 제게 이멜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그러면 저는 주말이 지나면 제가 한 번역을 한 번 올려 보겠습니다. 스스로 하신 것과 비교해 보셔도 좋구요, 시간관계상 많은 분들은 못해 드리겠지만, 매주 1-2분 정도는 제가 평가와 더 낫게 쓰는 방법을 제안해 드려 보겠습니다 (꼭 뭐 제가 더 잘한다는게 아니라, 그냥 제안입니다). 그 결과는 제 블로그에 제가 한 것과 함께 올리겠습니다. 그러니, 그게 영 찜찜하신 분들께서는 이멜 등으로 요청하시면 익명은 절대로 보장해 드립니다.
얼마나들 참여하실지 모르겠네요. 장담컨데, 조금만 쪽팔림을 무릅쓰면 순식간에 엄청나게 실력이 늘겁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한동안 독백으로 진행할 각오도 하고 있습니다. 솔직이 블로그로 공부한다는게 이게 뭐 말이 쉽지…)
제가 고를 글의 기준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는 (아마 제 책을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좋은 글에 대한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동사 쓰기같은 거요. 글을 읽을 때는 이와는 다른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결과론적 접근법이긴 한데, 제가 보는 좋은 글은 (결과적으로 보면) 대개 중간에서 일부분만 끊어내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두번째는 다른 언어로(그러니까 영어로) 번역하기가 어려운 글이 좋은 글이더라구요. 굳이 너무 복잡하거나 너무 전문적이거나 하지는 않은데, 뉘앙스나 의성어, 의태어 또는 문화적 맥락 등등과 닿아서 번역이 곤란한 글을 골라 보려 합니다.
그리고, 좋은 번역의 첫번째 기준은 바로 동사입니다. 숙제를 내기 전에 요즘 계속 읽고 있는 책에서 동사에 대해서 이야기한 부분 간단하게 한 번 올려 봅니다.
Why are stories so much powerful than plain old facts or boring PowerPoint presentations?
For one thing, stories are about people. People related to other people. People don’t related to bullet points, cold numbers, charts, or graphs.
Stories are about people doing things. That means stories have verbs. Verbs are important – they define something that is happening, has happened, will happen, or should happen.
Verbs are specific: when a good storyteller is spinning a tale, it’s the verbs that convey important distinctions and subtleties. Numbers, charts, and graphs appear to be specific, but without verbs it’s hard to know what the numbers actually mean. The numbers may look “hard,” but they’re actually soft. Stories may appear “soft,” but the verbs make them hard. Counterintuitive, that, but it’s how stories work.
Stories create meaning. Data are fine, but what we crave is some way to make sense out of all the numbers. We look to stories to tell us how to organize the facts so they mean something.
Stories are how we learn. Embedded in every story are lessons about life. Stories offer instruction on how to behave, what courage looks like, how to come to terms with disappointment, and what it means to build character. They’re how we pass on to others what we’ve learned.
Stories have always been at the heart of starting and leading companies. Most start-ups have creation myths. Some track back to a garage, some to a dorm room at a university. They all convey the founder’s values, purpose, and character. (If you’re starting a company and you don’t have an actual creation myth, feel free to make one up – that’s what we did at Fast Company.) (Rules of Thumb, pp. 76 – 77)
정말 좋은 책입니다.
숙제는 이와 놀이로 하는 건데, 이왕이면 도전이 되고 자극이 되는게 더 좋겠죠, 뭐…
이제 갑니다. 아래 글은 다른 글에서도 말한 것처럼 파주에 있는 중고책방에서 “Dancing Wu Li”를 살 때 같이 산 “미실”이라는 책에서 뽑은겁니다.
몇 해 전, 아이와 함께 풍납토성에 나들이를 갔다. ‘토성분식’에서 칼국수를 먹고, ‘토성문구사’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을 샀다. 처음부터 천오백 년 동안 묻혀 있다 갑자기 절규하듯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한성 백제, 세박토기와 목 짧은 항아리, 기와 조각, 삽날, 도끼, 어망추 따위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그때까지도 나에게는 역사적 상상력과 판타지가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에 매혹당해 쓸쓸한 둔덕 아래를 서성였던 것일까.
고대 유적의 발굴과 재건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어수선한 풍경 한 가운데서, 나는 줄곧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한국의 폼페이라 불리는 그곳은 기원전, 후의 아득한 시간을 고스란히 품은 채 인간과 문명이라는 파괴자의 발치에서 신음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찬란한 속살을 살짝 드러낸 것이다. 시간에 대한 견딜성이 없어, 고작 백 년도 안 되는 짧은 생애의 부질없음에 흔들리는 내 뺨에, 그때 역시 무언가 먹고사느라 부산하고, 욕망으로 안달복달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미워하고 사랑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이 순간 스치고 지나갔다. 그들은 내가 언젠가 만났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언젠가 영원 속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이다. (김별아 장편소설 미실, 머릿말)
행동은 없고, 정적인 묘사같지만, 어쨌든 “동사”에 신경을 써서 해 보세요. 혹시 아나요? 이렇게 연습한 덕분에 엄청난 창조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Good luck!
